📘 성경에 물음표를 던지다 ①
가인과 아벨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어디서 왔을까?
🧩 “가인이 아벨을 죽였다. 그런데 갑자기 다른 사람들이 등장해?”

성경은 종종 우리의 직관을 거스르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이어간다.
창세기 4장, 가인과 아벨의 비극적 이야기는 누구나 알고 있다.
그런데 그 다음 장면에서, 독자는 이상한 연결의 부재를 느낀다.
“가인이 여호와 앞을 떠나 에덴 동쪽 놋 땅에 거주하더니,
가인이 그의 아내와 동침하매 그가 에녹을 낳은지라.”
– 창세기 4:16~17
“가인의 아내? 누구지?”
성경을 아무리 다시 읽어도,
그녀의 정체는 나오지 않는다.
📌 성경은 정말 모든 인류의 역사를 담고 있을까?

기독교 신앙 전통은 보통 성경을 인류 전체의 기원으로 해석해 왔다.
즉, 아담과 하와 → 가인과 아벨 → 그 후손들, 이렇게 이해하는 것이다.
하지만 여기서 논리적 공백이 발생한다.
가인이 살인을 저지른 후 떠난 ‘놋 땅’엔 이미 사람들이 있는 듯하고,
가인의 아내도 그 가운데 한 명이다.
▶︎ 대표적인 질문들:
- 가인의 아내는 누구였나?
- 가인이 두려워한 ‘나를 죽일 자들’은 누구인가?
- 그럼 아담과 하와 외에도 다른 인류가 존재했던 건가?
🧠 문자적 해석 vs 인문학적 접근
🔹 문자적 해석의 입장
전통 신학은 이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취해왔다:
“성경은 중요한 인물만 기록했다.
아담과 하와는 많은 자녀를 낳았고,
가인의 아내는 그 중 하나였을 것이다.”
이는 가능한 가정이다. 실제로 창세기 5:4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.
“아담은 셋을 낳은 후 800년을 살며 자녀들을 낳았으며…”
하지만, 이 해석이 가지는 취약점은 다음과 같다:
- 성경 본문에선 전혀 언급되지 않은 자녀를 전제로 해석한다.
- 가인이 떠난 직후에 이미 사회 구조와 도시 문명이 암시된다.
→ 단순히 ‘가인의 형제 자매’ 수준을 넘는 인류 집단처럼 보인다.
🔹 인문학적·문학적 접근
성경을 문자 그대로 역사서로 보기보다,
고대 서사문학과 종교신화의 맥락에서 읽는다면
이러한 의문은 전혀 낯선 것이 아니다.
많은 고대 문헌에서:
- 인류 전체가 아닌, 특정 신의 백성 기원 이야기를 중심으로 다룬다.
- 특정 인물(가인, 아벨, 아담 등)이 상징적인 존재로 등장한다.
즉, 가인과 아벨은 “인류 전체의 역사”가 아니라
하나님과 인간의 관계가 어떻게 깨어졌는가를 설명하는 내러티브인 것이다.
🌍 역사적·고고학적 맥락으로 본다면

창세기의 이야기 구조는
고대 근동의 신화적 전통과 매우 유사하다.
예시: 수메르 창조 신화
- 신들이 인간을 흙으로 빚고, 생기를 불어넣는다.
- 첫 인간들이 신을 대신해 노동을 한다.
- 불순종과 신의 심판이 이어진다.
이 구조는 창세기 1~11장의 내용과 거의 유사하다.
즉, 창세기는 “당대 사람들이 이해하던 형식”을 빌려 온 것이라 할 수 있다.
그리고 그 속에서 가인의 이야기는
단순히 “살인자 가인”의 전기가 아니라,
폭력의 기원과 인간 사회의 불안정성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.
⚖️ 가인은 누구에게 죽임당할까 두려웠는가?

이 부분은 성경을 역사적 사건으로 보는 관점을 흔든다.
아직 사람은 많지 않은 시점이다.
그런데 가인은 죽을까 봐 두려워한다.
“내가 땅에서 피하며 유리하는 자가 될지라
무릇 나를 만나는 자마다 나를 죽이겠나이다.”
– 창세기 4:14
❓ 이 대목에서 드는 질문
- 그 ‘사람들’은 누구인가?
- 가인은 자기 형제를 죽인 죄책감으로 사회적 추방과 공포를 느낀 건 아닐까?
🔹 심리학적 해석
이 장면은 실제 사람보다는,
죄의식과 사회적 고립에서 오는 불안을 표현했을 가능성이 있다.
하나님은 그런 가인에게 ‘표’를 주신다.
이건 복수의 허용이 아니라, 보호의 상징이다.
🧱 가인의 후손은 도시를 세운다

“가인이 성을 쌓고 그의 아들의 이름을 따라 성의 이름을 에녹이라 하였더라.”
– 창세기 4:17
여기서도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:
- 도시 문명의 시작이 가인에게서 시작된다.
- 인간의 문명은 폭력 이후의 결과물로 등장한다.
- 이는 인간 문명이 죄의 유산 위에 세워진 것이라는 메시지로 읽힐 수 있다.
📌 요약과 정리
가인의 아내는 누구인가? | 성경에 명시되어 있지 않음. ‘다른 인류 존재’ 가능성 or 문학적 상징 |
가인이 두려워한 사람들은 누구인가? | 실제 존재한 사람이 아닐 수도, 죄책감의 투영일 가능성 |
도시 문명의 시작은 왜 가인인가? | 폭력 이후 인간 사회의 자립과 불안정한 시작을 상징 |
성경은 모든 인류 역사를 설명하는가? | 그렇지 않음. 하나님과의 관계 서사를 중심으로 구성됨 |
🔚 방문자에게 물음표를 돌리다

우리는 성경을 ‘모든 역사적 설명서’로 읽고 있는가?
아니면 ‘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를 조명하는 상징적 이야기’로 보고 있는가?
가인의 아내가 누구였는가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,
'왜 성경은 그녀를 설명하지 않았는가’ 일지도 모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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